한국 사회에서 한국 술문화, ‘술자리’라는 것은 단순히 술을 마시고 즐기는 자리를 넘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중요한 문화적 공간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직장 동료나 가족, 친구들끼리 회식이나 모임을 할 때 술 한 잔 기울이는 장면은 한국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음주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떤 독특한 방식으로 술을 마시며, 외국인으로서 술자리에서 어떤 매너를 지키면 좋을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소주와 맥주: 가장 대중적인 술
한국에서는 소주와 맥주가 가장 흔하게 소비됩니다.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보통 16도 안팎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첫 모금에 쓴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도, 한국인들은 식사 메뉴에 따라 소주를 즐기는 편이며, 특히 삼겹살이나 곱창 같은 고기류와 함께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맥주는 ‘카스’, ‘하이트’ 같은 국내 브랜드가 인기가 높았지만, 요즘은 수입 맥주나 수제 맥주도 즐겨 마십니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이라면, 소주를 다른 음료와 섞어서 ‘소주 칵테일’ 형태로 마시거나, 맥주를 가볍게 즐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국의 술 문화가 예전보다는 다양해지고, 무조건 독한 술만 권하는 분위기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건배사 문화
술자리가 시작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건배사입니다. “건배!” 한 마디만 외치는 서양식 방식도 사용하지만, 한국에서는 재미있는 구호를 외치며 컵을 부딪치기도 합니다. 예컨대 “원샷!”이라고 외치는 것은 잔을 한 번에 비우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 “세계 평화!”, “사랑해요!”처럼 유머러스한 건배사를 외치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하고, 심지어 짧은 시나 노랫말을 인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배사 타이밍에 맞춰 동시에 잔을 들어 건배를 하는 모습을 보이면, 협동심과 화합을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를 조금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만 무턱대고 원샷을 따라 하면 금방 취해버릴 수 있으니, 자기 주량을 잘 파악하면서 흐름에 맞추면 됩니다.
폭탄주(소맥)와 새로운 칵테일들
한국 음주 문화에서 독특한 부분 중 하나는 ‘폭탄주’입니다. 대표적으로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이 가장 유명합니다. 맥주잔에 맥주를 따르고, 그 안에 소주잔을 퐁당 빠뜨리는 연출을 하며 마치 ‘폭탄’을 떨어뜨리는 듯한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 방식은 맛이 부드러워지면서도 알코올 도수는 꽤 높아, 금세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막걸리(한국 전통 탁주)에 사이다나 다른 음료를 섞는 등, 다양한 칵테일 형태의 음주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라면 호기심이 생길 수 있지만, 폭탄주 문화는 적지 않은 양의 술을 빠르게 섭취하게 만들어 부담이 큰 편입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과음하지 않도록 스스로 컨트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술자리 예절: 잔을 따르기와 받기
한국에서 술자리 예절은 세심한 부분에서 드러납니다. 대표적인 예로, 어른이나 상급자가 잔을 채워줄 때 두 손으로 잔을 받는 모습이 있습니다. 손목이나 잔 아래를 살포시 받치는 방식으로, 이는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현입니다. 잔을 받아든 뒤 한 번에 다 마시기보다는, 상황을 봐가며 조절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만약 술을 계속 권유받아 부담스러우면, 건강상의 이유를 들거나 운전을 해야 한다고 정중히 밝히면 대체로 이해해주는 분위기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어르신이나 상급자와 함께 마실 때 ‘돌려따르기’도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상급자가 “이번엔 내가 너 잔을 채워줄게”라며 먼저 따르고, 이후에는 “너도 내 잔을 좀 채워줘”라고 요청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서로 잔을 채워주며 분위기를 무르익히는 것이 한국 술자리의 전통적인 풍경입니다.
회식 문화와 업무 연장선
회사나 조직에서 공식적으로 모이는 회식 자리는 술이 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식에서는 업무적으로 상하관계가 아닌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할 수 있어, 팀워크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가 때로는 ‘술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흐르기도 하여, 최근에는 건전한 회식 문화로 바뀌어 가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상사가 권하는 술을 무조건 받아 마셔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적당히 마시겠다”거나 “음주를 하지 못한다”고 확실히 표현하는 편이고, 회사도 이를 존중하려는 분위기가 늘어났습니다. 그러므로 외국인 직원이라고 해도, 무조건 한국 술문화를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을 크게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술자리 대화 주제
술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업무 얘기부터 개인 취미, 가족사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한국인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으로는 “주말에 뭐 했어요?”, “원래 고향이 어디죠?”, “한국 생활은 어떠세요?” 등이 있습니다. 단체 회식에서는 한 명에게만 질문이 몰리는 경우도 있으니,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가며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예의입니다.
가끔 정치나 종교처럼 민감한 주제를 건드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아직 친밀도가 높지 않은 관계에서는 조심스럽게 경청하되, 직접적인 논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화 흐름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편이 좋습니다. 술이 들어가면 감정이 과열되기 쉽기 때문에, 가능한 한 가벼운 주제나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즐거운 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한국의 정서에 부합합니다.
술 약속 후의 2차, 3차 문화
한국인들은 한 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자주 “2차로 이동합시다!”, “3차까지 갈래요?” 같은 말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1차에서는 식사를 곁들인 소주나 맥주를 마시고, 2차는 호프집이나 바에서 가볍게 추가 술, 3차는 노래방처럼 노는 장소로 이동해 또 한 번 즐기는 식입니다. 이렇게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체력과 비용이 상당히 소모될 수 있으므로, 중간에 스스로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라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이 부분도 과거에는 상급자가 “다 같이 가자”라고 하면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개인 사정이나 건강, 취향을 존중해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라면 더더욱 피로도를 느낄 수 있으니, 무리해서 따라가기보다는 상황을 예의 있게 설명하고 먼저 귀가하는 선택을 해도 대개 이해해줍니다.
대안 음주 문화: 소규모 모임과 무알코올 음료
최근 한국에서 ‘노알코올(무알코올) 맥주’나 칵테일 음료가 유행하며,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도 모임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규모로 모여서 대화를 나누거나, 술 대신 차를 마시는 ‘티파티’를 열기도 하고, 이색 액티비티(볼링, 노래방, 방탈출 등)와 함께 가볍게 맥주 한두 잔으로 끝내는 경우도 흔해졌습니다.
외국인도 이런 흐름에 맞춰 본인 취향을 조절하며 술자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술보다 ‘재미있는 활동’ 자체를 더 선호하는 경향도 보이므로, 본인이 좋아하는 활동을 제안해보면 색다른 모임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적당한 즐거움과 배려가 핵심
한국의 술 문화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조금씩 건강하고 유연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전히 전통적인 폭탄주 문화나 ‘원샷’ 외침 등이 이어지지만, 개인의 취향과 건강 상태를 존중해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어, 외국인이라도 큰 부담 없이 함께 어울릴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보다, 그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와 교감, 함께 웃으며 추억을 만드는 분위기입니다. 만약 한국어가 아직 서툴다면, 간단한 건배 구호나 예의를 보여주는 태도로도 충분히 환영받을 수 있습니다. 적당한 음주와 예의 바른 태도,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존중하는 마음이 어우러진다면, 한국인의 음주 문화 속에서 즐겁게 적응하고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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