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첫인상은 의외로 많은 것을 좌우합니다. 처음 대화를 트는 순간부터 상대방이 느끼는 ‘예의’와 ‘친절함’은 앞으로의 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이라면, 한국 고유의 인사법과 존댓말 체계가 낯설어서 실수하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인사 문화, 한국인의 대표적인 인사 방식과 존댓말·반말 등 다양한 호칭 문화, 첫 만남에서 주의해야 할 포인트들을 설명함으로써, 외국인 독자들이 한국에서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Contents
고개 숙여 인사: 한국인의 기본 예절
길을 가다가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 혹은 중요한 만남에서 상대를 처음 맞이할 때 한국인은 대체로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합니다. 이 동작에는 “당신을 존중한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 악수나 간단한 눈인사만으로는 부족하게 느낄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30도, 45도, 90도처럼 인사의 각도를 세분화해 표현할 수 있지만, 일상에서는 깊이보다는 진심 어린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반가움을 표현하기 위해 과하게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괜찮으니, 상대가 고개를 숙여주면 자연스럽게 비슷한 각도로 화답하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특히 어르신이나 직장에서 상급자를 대할 때는 조금 더 깊숙이 숙여 인사하는 편이 공손함을 드러내는 방법입니다.

악수와 함께하는 인사: 서양식 방식의 접목
요즘 한국에서는 서양 문화의 영향으로 악수나 가벼운 허그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충분히 친근감을 느끼는 사이인지, 혹은 어떤 조직 문화나 나이 차이가 있는지에 따라 ‘스킨십’ 정도를 조절하는 편이 좋습니다. 어르신이나 상급자에게는 고개 숙여 인사만으로도 충분하며, 필요하다면 상대방이 먼저 악수를 청할 때 가볍게 응하는 방식이 자연스럽습니다. 본인이 악수를 먼저 건네고 싶다면, 적절한 타이밍과 표정으로 공손하게 손을 내미는 것이 좋습니다.
존댓말과 반말: 복잡해 보이지만 체계가 있는 언어 예절
한국어에는 “-요”나 “-니다” 등의 종결어미를 통해 공손함을 나타내는 존댓말이 존재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 특히 나이·직급이 높거나 잘 모르겠을 때에는 기본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해야 무례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같은 표현이 모두 존댓말에 해당합니다.
반면, 친구 사이나 동년배, 혹은 매우 친밀하게 지내는 사이에서 “안녕?”, “고마워”, “미안해” 같은 반말을 씁니다. 문제는 상대방과의 관계가 아직 애매할 때 “반말로 말해도 돼요?”라고 물어봐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라면 굳이 먼저 반말을 시도하기보다, 상대가 먼저 권유해줄 때까지 존댓말을 유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호칭: 이름 대신 ‘직함+님’을 활용하기
영어권 문화에서는 이름을 부르되 Mr.나 Ms.를 붙이거나, 혹은 그냥 퍼스트네임(first name)만 호칭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를 부를 때 이름보다 직급을 주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김과장님”, “이부장님”처럼 성+직급에 ‘님’을 붙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또는 단순히 “과장님”, “부장님”만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학교나 연구 환경에서는 “교수님”이라는 호칭이 자주 쓰이고, 일반 회사가 아닌 스타트업에서는 “OO님” 식으로 서로를 수평적으로 부르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의 직급이나 직함을 모를 경우, 남녀 구분 없이 “OO씨”라고 부를 수도 있으나, 이는 존댓말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공식적인 느낌을 줍니다. 최적의 방법은 먼저 “어떻게 불러드릴까요?”라고 물어봐서, 상대가 선호하는 호칭을 따르는 것입니다.
첫 만남에서 주의할 태도: 명함 건네기와 시선 처리
비즈니스 상황이라면 명함을 교환할 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등의 인사말과 함께, 두 손으로 명함을 내미는 것이 정석입니다. 받는 사람 역시 두 손으로 명함을 받아야 하고, 받은 직후 바로 책상 위에 던져놓거나 가방에 넣어버리면 무례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명함을 잠시 들고 이름, 직함을 확인하면서 “이름이 어떻게 읽혀요?”, “직급은 어떤 역할을 하시는 건지요?”처럼 간단히 대화를 이어가도 좋습니다.
시선 처리는 너무 빤히 쳐다보는 것보다, 대화 중간에 적절히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약간씩 고개를 끄덕이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좋습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시선을 자꾸 피하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 무례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의식적으로라도 상대에게 집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작은 실수가 오히려 허용되는 문화
한국인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서툴게 구사하거나 잘못된 존댓말·인사를 하더라도 대체로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한국어가 어렵죠? 열심히 하시네요”라는 반응이 자주 나올 정도로, 외국인이면 당연히 낯선 문화를 익히는 과정에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작은 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크게 당황하지 말고,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요, 혹시 실례가 됐다면 죄송합니다” 정도로 정중히 말하면 대부분 웃으며 넘어가 줍니다.
친해진 후의 반전: 갑작스러운 반말 전환
어느 시점이 되면 상대가 “우리 이제 말 편하게 하자”라고 권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곧 반말을 서로 허용하자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해외 문화에는 없는 개념이라 어색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친밀도의 표현이나 나이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을 때 흔히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만약 반말을 쓰는 것이 아직 어색하다면, “아직은 좀 익숙하지 않지만, 천천히 해보겠습니다”라고 유머러스하게 대처해도 괜찮습니다.
실전 사례: 식당에서의 첫 대면
처음 만나는 지인들이 식당에서 모이는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모임 장소에 도착하면, 먼저 “안녕하세요? 저는 OOO입니다”라고 자기소개하며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합니다. 상대방이 “아, 저는 김철수입니다”라고 답하면, 곧바로 “김철수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혹시 직장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라고 이어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말투는 되도록 존댓말을 사용하면서, 너무 공격적이거나 개인적인 질문(예: “월급은 얼마나 받나요?”)보다는 가벼운 주제(“여기까지 오시는데 교통 편하셨어요?”)를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소리는 너무 작지도, 너무 크지도 않게, 적당한 톤으로 웃는 표정을 유지하면 상대도 금세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한국인의 인사법과 존댓말 문화는 처음 접하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핵심은 늘 “존중의 태도”와 “상대방과의 적절한 거리감 조절”입니다. 인사를 나눌 때 고개를 숙이는 것은 당신에게 ‘예의가 바른 사람’이라는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으며, 존댓말을 유지하는 것은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고 자연스러운 교류를 만들어줍니다.
궁극적으로 의도치 않은 실수를 했더라도, 한국인들은 대개 외국인이 노력하는 모습에 좋은 인상을 받습니다. 다소 어색하고 서툴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한국어와 문화적 예의를 시도해보길 바랍니다. 조금씩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안녕하세요?” 하며 고개를 숙이고, 적절한 존댓말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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